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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7일(금) - 주요조간스크랩 [ 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
Writer
admin
Date
2017-10-27 13: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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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
 대용량 첨부파일 1개(11MB) 대용량 첨부 파일은 7일간 보관 / 100회까지 다운로드 가능 10월 27일(금) - 조간.pdf 11MB   다운로드 기간: 2017/10/27 ~ 2017/11/03 # 오늘의 이야기 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엄마와 나는 특별한 둘만의 여행을 떠났습니다.우리는 노을 지는 해변을 함께 걸었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예쁜 노을이 하늘을 수놓았습니다. 선선했던 바람이 기분 좋게 머릿결을 흩날려 주는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친구도 아닌 엄마와 단둘이서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을 걷다니...퇴근하고 집에 가면 부엌에서 보던 엄마의 등. 그 굽은 등을 오늘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여러모로 이상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좋았습니다."엄마, 여행 오니깐 좋지?""우리 엄마 보고 싶다."엄마의 엉뚱한 대답은 내 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엄마의 우리 엄마. 바로 외할머니였습니다.오래전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나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는엄마의 말에 나는 살짝 당황했습니다.엄마는 외할머니와의 가슴 아픈 사연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어느 날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전화해 말씀하셨단다. "현자야, 요양원에서 엄마 좀 데려가 주라." "엄마, 이제 곧 큰 집으로 이사 가니깐 그때 모시러 갈게요."하고 엄마는 할머니 전화를 끊었단다.그로부터 얼마 후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엄마는 당시 고3 수험생이던 나를 장례식에 데려가지 않았고, 대신 내가 외할머니에게 쓴 편지를 무덤에 묻어 주셨습니다. 그 후로는 엄마는 외할머니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긴 세월 꽁꽁 묶어 두었던 그리움이 오늘 불쑥 튀어나올 줄은 몰랐습니다."우리 엄마도 이런 예쁜 광경 한 번쯤은 보고 가셔야 했는데. 엄마는 못난 딸이라 이런 데 한 번도 못 모시고 왔어. 좁고 불편한 집이어도 거기서 모셔왔어야 했는데. 고생 안 시켜드리고 싶은 욕심에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던 게 후회돼. 그게 살면서 제일 후회돼..."외할머니 이야기를 마친 엄마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나도 함께 울었습니다.처음부터 나의 엄마였던 엄마도 딸이었다는 것을, 잊고 살았나 봅니다. 처음으로 내 곁의 엄마가 나의 엄마가 아니라 엄마를 그리워하는 여린 딸이구나, 싶었습니다. ?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중에서 ? ?